
2008년에 출시되어 섬유유연제 향기라는 수식어로 15년이 넘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향수, 끌로에 EDP입니다.

🧺 끌로에 EDP 향수 정보
니치 향수들은 브랜드의 모든 향이 같은 병 모양을 쉐어하곤 하는데, 패션 향수들은 향수병 자체가 향을 나타내 주어서, 향수병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끌로에의 바틀은 마치 블라우스나 원피스를 연상하게 하는데, 공식 홈에서는 이를 플리츠라고 표현했습니다. 향수병의 목에 매어져 있는 리본까지 해서, 적당히 격식을 차렸지만 너무 꾸미지 않은, 어른스러운 옷차림이 연상되는 디자인입니다. 결혼식 갈 때 입을 법한 그런 디자인이 생각나네요. 실제로 향을 맡아 보았을 때도 좀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매일 출근할 때 뿌릴 수 있을 만큼 케쥬얼하지만, 조금 신경써야 하는 자리에도 잘 어울리는 그런 느낌이요.

🧺 끌로에 EDP 노트
Top note: 작약
Middle note: 장미잎, 목련
Base note: 시더우드, 앰버그리
(공식홈 기준)
Top note: 작약, 리치, 프리지아
Middle note: 장미, 은방울꽃, 목련
Base note: 버지니아 시더우드, 앰버
(프래그런티카 기준)
공식홈과 프래그런티카의 노트가 거의 비슷한 느낌입니다. 흰 꽃 향이 탑부터 미들까지 계속 깔리면서, 장미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포근하게 마무리하는 구조입니다.

🧺 끌로에 EDP 향
공식 홈 기준으로는 목련이 미들 노트에 있는데, 제가 끌로에 EDP를 뿌렸을 때 가장 먼저 받은 인상은 흰 꽃이었습니다.작약 향이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하얗고 크리미한 목련 향이 가장 두드러지게 치고 나오는 느낌이었어요. 목련이 부드럽고 우아한 인상을 잡아주면서, 피오니가 너무 느끼해지지 않게 밝고 상쾌한 느낌을 가미해줍니다. 섬유유연제 같은 깨끗하고 부드러운 첫인상은 여기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이 때까지는 장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아요.
강렬한 첫 인상이 가실때쯔음 아래 깔려있던 장미향이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 때부터는 목련이나 작약은 장미향에 자리를 많이 내어주는데요, 전체적인 향에 살짝 성숙하고 꾸민 느낌을 주는 데는 장미향이 한 몫 합니다 끌로에의 후기를 보면 섬유유연제 같다, 은은하고 청순하다는 말도 있지만, 성숙한 어른같은 향이라는 리뷰도 많은데요, 그 이유가 미들의 장미인 것 같습니다. 끌로에에서 장미가 쓰인 방식은 줄기까지 생생히 느껴지는 물기 어린 장미나, 화려하게 활짝 핀 붉은색 생장미라기보다는 파우더를 한 스푼 가미한 단정한 장미에 가깝습니다.
꽃향들이 서서히 페이드아웃되면서 살 향과 섞여들게 되는데, 이전에 리뷰한 산타노벨라의 엔젤 디 피렌체가 좀 더 원래 살 향처럼 조화롭게 섞인다면 끌로에는 섬유유연제 향처럼 섞여듭니다. 앰버가 전체적인 향을 따뜻하고 파우더리하게 유지해 주면서, 시더우드가 이를 단정하게 뒷받침해주는 구조입니다. 만약 패츌리를 썼다면 좀 더 화려하고 진한 인상으로 마무리가 되었을 것이고, 샌달우드를 썼다면 포근함이 더욱 강조되었을 것 같아요. 흔히 쓰이는, 살 향처럼 마무리되는 머스크가 없는 것, 드라이하고 정갈한 느낌이 나는 시더우드를 쓴 것이 향이 좀 더 단정하게 마무리되는 키인 것 같습니다.

섬유유연제 같다는 향은 많지만, 끌로에가 스테디하게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섬유유연제 같은 향’에 머물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섬유유연제 향에서 기대하는 깨끗함과 포근함을 충분히 담으면서도, 그 위에 약간의 성숙함과 우아함을 덧입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섬유유연제를 넣고 막 돌린 빨래 향을 떠올리며 비교해 보면 이런 차이가 더 도드라집니다. 미들부터 드러나는 로즈와 시더, 앰버는 섬유유연제 그 자체의 향을 흉내 내기보다는, 섬유유연제가 주는 ‘깨끗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이어 가는 데 가깝습니다. 실제 섬유유연제의 구체적인 향이라기보다, 머릿속 어딘가에 자리 잡은 이상화된 섬유유연제의 이미지, 혹은 그런 청결하고 부드러운 향이 날 것 같은 사람에 대한 상상에 더 가까운 향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총체적으로 보자면 저는 끌로에의 향에서는 갓 세탁한 세탁물의 느낌보다는, 누군가의 화장대를 슬쩍 들여다봤을 때 날 만한 향의 인상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항상 옷 매무새가 정돈되어 있는, 성숙하고 차분한 어른의 화장대에서 날 법한 향기라고 할까요

🧺 끌로에 오 드 퍼퓸 요약
분류: EDP
계열: 플로럴, 로즈
지속력: 6~8시간
한줄평: 포근하고 깨끗한 섬유유연제 향이 나는 누군가의 방 안 화장대
계절감: 봄, 가을
분위기: 우아한, 단정한, 성숙한

'Fragr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향수 후기] 🍬🍒 사브리나 카펜터 스위트 투스, 체리 베이비 (0) | 2025.11.25 |
|---|---|
| [향수 후기] 💪 아디다스 바이브 컬렉션: Spark up, Full recharge, Get comfy (0) | 2025.11.23 |
| [향수 후기] 🌼 산타마리아노벨라 엔젤 디 피렌체(엔젤 오브 플로렌스): 깨끗한 흰 천에 덮인 복숭아 바구니 (1) | 2025.11.17 |
| [향수 정보] 시프레 계열 향수란? (0) | 2025.11.10 |
| [향수 후기] 🌹 딥티크 오 카피탈: 코가 아리게 차가운 바람에 섞인 장미 (0) | 2025.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