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 조 프리모디알이 샤프란을 중심으로 대담하고 아름답게 풀어낸 향수, 샤프론 슈퍼플루이드입니다.

💼 레 조 프리모디알 샤프론 슈퍼플루이드 향수 정보
슈퍼플루이드는 ‘초유체’라는 물리학 개념인데, 점성이 0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마찰 없이 흐르는 완전한 유동 상태. 즉, 경계 없이 흐르고, 형태에 갇히지 않는 물질을 뜻합니다. 향수에서는 경계 없이 부드럽게 흐르는 향 구조를 뜻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라인들보다 좀 더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라인입니다.
샤프론 슈퍼플루이드는 레 조 프리모디알 중에서도 가장 관능적인 향수 중 하나입니다. 시간에 따라서 향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여러 가지 질감이 느껴지고, 젠더리스한 실험적인 향으로서, 슈퍼플루이드의 목적성을 잘 보여줍니다.

💼 레 조 프리모디알 샤프론 슈퍼플루이드 향수 노트
Top note: 인센스, 타임, 클라리 세이지
Middle note: 라즈베리, 블랙커런트, 은방울꽃
Base note: 샤프론, 시더우드, 유창목(가이악 우드), 디어
(공식홈 기준)
Notes: 샤프란, 스웨이드, 라즈베리, 가이악 우드, 시더우드, 타임, 인센스, 클라리 세이지
(프래그런티카 기준)
타임은 드라이하고 선명한 허브 향이에요. 로즈마리보다 가벼운데 더 스파이시한, 허브의 줄기같은 느낌을 줍니다. 약간의 우디향과 맑은 쌉싸름함이 있어서 향 자체를 정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중동의 붉은 금이라고도 불리우는 샤프란은 아름답고 복잡한 향이 나는 노트입니다. 기본적으로 따뜻하고, 아주 살짝 꿀과 같은 달콤한 향도 느껴집니다. 햇볕에 말린 건초같은 드라이한 느낌도 있어요. 또, 부드러운 가죽이나 스웨이드 같은 느낌이 두드러져서 향을 고급스럽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살짝의 금속성과, 약재 느낌도 있어요. 원래 꽃에서 나온 향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꽃향기와는 느낌이 아주 다릅니다.
가이악 우드는 스모키하고 기름기 있는 우드예요. 시더처럼 드라이하지 않고, 은근히 달큰한 연기 + 부드러운 타르 + 따뜻한 나무결이 섞여 있어요. 불 피우고 난 뒤의 잔잔한 연기, 따뜻한 숯, 혹은 살짝 끈적한 레진 같은 농도가 느껴져요.
공식 홈페이지 노트에서 마지막에 나온 디어는 Deer musk나 애니멀릭한 향조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노트는 살냄새, 체온 같은 느낌을 주어서 향수에 약간의 동물성 깊이를 더합니다.

💼 레 조 프리모디알 샤프론 슈퍼플루이드 향
샤프론 슈퍼플루이드를 처음 뿌리면, 인센스의 스모키함이 가장 먼저 느껴집니다. 동시에 타임, 세이지에서 오는 허브 계열이 느껴지고, 굉장히 아로마틱한 느낌으로 시작을 합니다. 처음에 이름 때문에 바이레도의 블랙 샤프란이 생각이 났는데, 이런 아로마틱함과 스모키함 때문에 바이레도의 블랙 샤프란과는 좀 궤를 달리 하는 것 같아요.
탑 노트의 인상이 살짝 날아가고 나면 라즈베리와 블랙 커런트에서 오는 달콤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향조에서의 베리향은 향이 너무 부담스러워지지 않게 있는 듯 없는 듯 잡아주는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탑이 날아갈 때쯤 베리의 달달함이 치고 올라와서 꽤나 존재감을 강하게 뽐내다가 사라집니다. 이 점이 의외인 동시에 매력적이었어요. 노트를 보면 은방울꽃도 들어갔던데, 다른 향들이 개성이 강해서 뮤게향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어요.
그리고 이 때쯤 스웨이드가 굉장히 강하게 올라옵니다. 스웨이드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전반적인 깊이감을 잡아주는 느낌이에요. 저는 스웨이드의 향을 거의 샤프란 향 만큼이나 진하게 느꼈습니다. 스웨이드가 공식 홈페이지의 노트 설명에는 없기는 한데, 향수 설명에는 있어서 아마 들어갔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샤프란은 베이스에 있지만 전반적으로 계속 자기 주장이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특히나 베이스에 다다르면 탑에서 느껴졌던 허브 향들이나 인센스, 베리의 주장이 희미해지면서 샤프란이 더 돋보여요. 뿌리고 30분 이상 시간이 지나면 스웨이드도 살짝 옅어지면서, 샤프란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를 우드 노트들이 받쳐주면서, 무게를 잡아주고요. 베이스로 갈수록 손목에 코를 박고 맡게 되는 매력적인 향입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성숙하고 화려한 느낌이 강했고, 레 조 프리모디알의 다른 향수들에서 느낀 것처럼 향이 워낙 단조롭지 않고 변화무쌍합니다. 그래서 향의 인상을 한 이미지로 축약하기가 어려운데, 제가 받은 인상을 시각화하자면 검은 스웨이드 위에 서빙된 샤프란 칵테일에 가장 가까울 것 같아요. 위에는 베리류가 토핑되어 있고, 인센스 스틱도 꽂혀 있고요.
💼 샤프란 슈퍼플루이드 요약
분류: 엑스트레 드 퍼퓸
계열: 스파이시 레더, 아로마틱
지속력: 6~8시간 이상
한줄평: 검은 스웨이드 위에 서빙된 붉은 금의 칵테일
계절감: 가을, 겨울
분위기: 성숙한, 화려한, 관능적인, 변화무쌍한, 젠더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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