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크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라는 독특한 컨셉을 가진 향수, 뮤즈입니다.

🖋️ YSL 뮤즈 오 드 퍼퓸 향수 정보
르 베스티에르 데 파르퓸(Le Vestiaire des Parfums)은 '향수들의 옷장'이라는 뜻으로, YSL의 상징적인 쿠튀르 아이템들을 향으로 재해석한 하이엔드 컬렉션입니다. 턱시도, 블라우스, 점프수트처럼 YSL을 상징하는 의상들이 각각의 향수로 번역된 시리즈인데, 뮤즈는 그 중에서도 특정 의상이 아니라 이브 생 로랑에게 영감을 주었던 '뮤즈들' 자체를 주제로 삼은 향수입니다.
이브 생 로랑은 자신의 뮤즈들에게서 받은 영감을 잉크의 검은 선으로 옮겨 형상화하곤 했는데, 뮤즈는 바로 그 '잉크'를 향의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조향사 마리 살라마뉴(Marie Salamagne)는 블랙 오피움, 구찌 플로라 같은 베스트셀러를 만든 조향사인데, 이 향을 두고 "피부 위에서 폭발하는 스킨 센트"라고 표현했습니다. 살라마뉴는 잉크 노트를 종이와 피부 양쪽에 비유했는데, 실제로 뿌려 보면 그 '잉크가 묻은 종이'의 이미지가 꽤 직접적으로 와닿습니다.

🖋️ YSL 뮤즈 오 드 퍼퓸 향수 노트
Top note: 인센스, 라벤더 우리카, 클라리 세이지 Middle note: 오리스 콘크리트, 암브레트 앱솔루트, 부르봉 바닐라 앱솔루트 Base note: 잉크 어코드, 앰버리 우드
오리스 콘크리트는 붓꽃 뿌리에서 추출한 원료인데, 흔히 떠올리는 화사한 꽃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파우더리하면서 버터처럼 부드럽고, 우디하고 살짝 가죽 같은 면도 가지고 있어요. 이 향수에서는 플로럴이라기보다 파우더와 레더의 질감을 담당하는 노트입니다.
클라리 세이지는 허브 계열 노트로, 살짝 쌉싸름하면서 따뜻하고 앰버리한 느낌을 줍니다. 인센스와 함께 탑의 '지적인' 인상을 만드는 데 한몫합니다.
암브레트 앱솔루트는 머스크 향이 나는 식물성 원료입니다. 합성 머스크와 달리 살짝 따뜻하고 너티한 결이 있어서, 잉크와 아이리스의 차가운 면을 부드럽게 데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잉크 어코드가 이 향수의 핵심인데, 진짜 펜에서 막 나온 검은 잉크처럼 우디하면서 메탈릭하고 살짝 스모키한 향입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노트지만, 뮤즈에서는 자극적으로 튀기보다 오리스·바닐라와 섞여 '재료'로 녹아듭니다.

🖋️ YSL 뮤즈 오 드 퍼퓸 향
뮤즈를 처음 뿌리면 매우 지적이고 절제된 인상으로 시작합니다. 인센스의 스모키함이 옅게 깔리고, 그 위로 아이리스의 파우더리함이 얹히는데, 꽃향이라기보다는 마른 가루 같은 질감에 가깝습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종이 향이었어요. 잉크와 오리스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갓 펼친 책이나 잉크가 마른 종이 같은 건조하고 차분한 향감이 초중반부를 채웁니다.
재미있는 건 각 향료들이 개성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센스, 아이리스, 잉크, 바닐라가 각자 또렷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모여서 또 다른 하나의 향을 만들어내는 재료가 된 느낌이에요. 레더도 분명히 있지만 아주 살짝, 아이리스 뒤에 숨어서 질감을 더하는 정도로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굉장히 절제되어 있고, 향료를 하나하나 분해하기보다 전체 분위기를 읽게 만드는 향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잔향에서는 바닐라의 부드럽고 달콤한 면이 두드러집니다. 그렇다고 디저트처럼 엄청 구르망한 건 아니고, 부르봉 바닐라가 베이스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정도예요. 탑의 차갑고 지적인 인상이 점점 데워지면서, 마지막에는 따뜻하고 포근한 잔향으로 마무리됩니다. 잉크와 인센스로 시작해 바닐라로 끝나는 이 온도 변화가 뮤즈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 YSL 뮤즈 오 드 퍼퓸 요약
분류: 오 드 퍼퓸
계열: 우디
지속력: 4~6시간
한줄평: 마른 종이의 잉크 향
계절감: 가을, 겨울
분위기: 지적인, 절제된, 포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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