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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rance

[향수 후기] 🫐 미스 디올 에쌍스: 대담하고 달콤한 현대 여성을 위한 향

출처 디올 공식 홈페이지


2025년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미스 디올 라인 신상품인 ‘미스 디올 에쌍스’ 입니다.

🫐 미스 디올 에쌍스 정보

출처 La Galerie Dior


미스 디올은 1947년 2차 세계대전 전후에 만들어진 디올의 첫 향수입니다.

오리지널 미스 디올의 이름은 크리스챤 디올의 여동생이자, 프랑스 레지스탕스로 활동했던 카트린 디올의 애칭 “Miss Dior” 에서 비롯했습니다.


이 1947년 버전 미스 디올은 전후 시대의 당당하고 현대적인 여성상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지금 판매되고 있는 미스 디올 EDP와는 완전히 다른 클래식 시프레 계열의 향이었습니다. 한국 디올에서는 판매하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외국 디올에서는 “미스 디올 오리지널” 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Miss Dior Chérie perfume bottle” by Natasha d.H, originally posted on Flickr (https://flickr.com/photos/37810324@N07/6012987841), licensed under CC BY 2.0


2005년에 크리스틴 나이젤에 의해서 미스 디올 쉐리가 탄생했습니다. 미스 디올 쉐리는 당시의 젊은 여성들을 타겟으로 조향되었으며, “대담하고, 당돌하며, 달콤한” 이라는 컨셉을 가졌습니다. (audacious, impertinent, and gourmand)

그에 맞게 향도 기존의 우아하고 드라이한 스타일에서, 딸기, 파인애플, 팝콘 등의 달콤한 향들이 가미된 좀 더 톡톡 튀는 느낌으로 변화했습니다.

2011년에 기존의 1947년 버전 미스 디올은 “미스 디올 오리지널”로 재명명되고, 미스 디올 쉐리가 공식적인 미스 디올 EDP 자리를 이어 받았습니다.


미스 디올 블루밍 부케, 출처 디올 공식 홈페이지


2014년에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미스 디올 블루밍 부케가 등장했습니다. 이 향은 청초하고 맑으며 샴푸 같은 상큼함이 특징으로, 데일리로 사용하기 좋은 부드러운 플로럴 계열입니다. 이후에도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꾸준히 추가되고 있습니다.

미스 디올 EDP, 출처 디올 공식 홈페이지


2021년에 미스 디올 EDP가 한 번 더 리뉴얼되었습니다. 이 때 “밀레피오리”, 즉 천 개의 꽃들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요, 그에 맞게 미스 디올의 향이 로즈, 피오니, 아이리스 등이 어우러진 풍성한 꽃다발로 한 번 더 변모했습니다. 조향사는 이전 포스팅의 “떼 카슈마르”를 조향한 프랑수아 드마쉬입니다.

이처럼 미스 디올은 시대에 따라 계속해서 변모하며, 현 시대의 가장 진취적이고 현대적인 여성상에 발을 맞추고자 한 향수입니다.

AI 생성 이미지

🫐 미스 디올 에쌍스 노트

Top note: 블랙베리, 블랙 엘더
Middle note: 재스민 삼박, 재스민
Base note: 우디 노트, 오크

(프래그런티카 기준)

아쉽게도 디올은 공식 홈페이지에 향수의 노트들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공식 홈페이지에 직접 언급이 되어 있는 향도 프래그런티카와 거의 유사한데요, 달콤한 블랙베리와 엘더플라워 - 자스민 부케 - 우디 오크 베이스입니다.

블랙 엘더는 검은 과일인데, 잘 익은 베리류의 달콤함과 아주 옅은 플로럴 톤이 동시에 있습니다. 새콤달콤한 블랙커런트 느낌이 스치는데, 그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잼처럼 퍼지는 향입니다. 과일이지만 톡 쏘지 않고, 물기 많은 시럽 같은 텍스처가 있습니다.

오크는 묵직한 깊이감이 있는, 드라이한 나무향입니다. 드라이하지만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운 스모키함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와 향 전체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타입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설명에 "상큼한 시프레"라는 묘사를 하는데, (시트러스 대신에) 프루티한 탑, 플로럴한 미들, 그리고 베이스의 우디 오크는 시프레의 현대적인 변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프레 계열의 향이 궁금하다면? ->
https://pepper-latte.tistory.com/13

[향수 정보] 시프레 계열 향수란?

향수 정보를 보다 보면 “이 향수는 플로럴 계열이다”, “우디 계열이다” 하는 말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플로럴, 우디, 스파이시 등 이름만 들어도 직관적으로 어떤 향인지 떠올

pepper-latte.tistory.com


AI 생성 이미지


🫐 미스 디올 에쌍스 향


미스 디올 에쌍스를 처음에 뿌리면 블랙베리와 블랙엘더의 진득한 과즙향이 강하게 올라옵니다. 검은 과실 특유의 농도 짙은 달달함과 덜한 산미 때문에, 생과일 특유의 상큼함과 신선함보다는 잔뜩 졸인 잼이나 콩포트 같은 찐득한 느낌이 강합니다.

보통 향수들의 탑 노트는 조금 지나면 금방 휘발되는데, 미스 디올 에쌍스의 탑 노트인 블랙베리, 블랙엘더는 잔향까지도 유지가 될 정도로 존재감이 강합니다. 때문에 다른 미스디올 시리즈들보다 훨씬 강렬한 느낌이 초장부터 들어요. 구어망드 계열의 향료가 없는데 구어망드가 키워드로 종종 등장하는 이유는 이 탑 노트의 검은 과실들의 농축된 단 향이 거의 캔디 향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후 풍성한 자스민의 향이 올라와 탑의 프루티함을 압도하지 않고 크리미하게 받쳐줍니다. 탑 노트의 블랙베리와 블랙엘더는 자스민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계속 그 강렬함을 가져갑니다. 자스민도 살짝의 달큰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향이 굉장히 달고, 어떻게 보자면 살짝 덥기도 합니다.

우디와 오크가 베이스를 깔아줄 때도 블랙베리, 블랙엘더의 달달함은 이어지지만, 이 때는 조금 기세를 잃고 과실이 있다 간 흔적 정도의 인상을 남깁니다.

AI 생성 이미지


전체적으로, 다른 미스 디올 향수들에 비하면 훨씬 달고, 대담한 향입니다. 미스 디올 블루밍 부케가 굉장히 인기가 많은데, 청초하고 웨어러블한 화이트 플로럴 계열인 블루밍 부케를 생각하고 시향한다면 깜짝 놀랄 정도로 다른 인상을 줍니다. 미스 디올 EDP는 클래식하고 정제된 플로럴 부케 향인데, 에쌍스는 이와도 전혀 다른, 달콤하고 존재감이 강한 모던 플로럴 시프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미스 디올 에쌍스 또한 미스 디올 라인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인,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 나가는, 현대적이고 자유롭고 당당한 여성에 대한 찬사를 공유합니다. 미스 디올 에쌍스의 공식 홈페이지 설명에서는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대의 여성"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디올이 해석한 2025년대, 새로운 세대의 여성은 미스 디올 에쌍스에서 보이는 놀라울 정도의 대담함과 다채로움이었나 봅니다. 디올이 해석하는 '현대적인 여성'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지 보는 재미가 있는 향이었습니다.

검은 과실의 진하게 달달한 향이 강해서, 더운 계절이나 실내 활동을 할 때 뿌리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딱 요즘같은 추운 계절에 바람에 실려온 향을 맡는다면 고개가 돌아갈 만한 향이에요. 크리스마스의 페스티브한 분위기랑도 잘 어울리고, 야외 활동이 많은 날 뿌리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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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디올 에쌍스의 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그늘진 숲에 놓인, 베리 잼에 반쯤 잠긴 재스민 꽃다발이 될 것 같습니다.

AI 생성 이미지

🫐 미스 디올 에쌍스 요약


분류: EDP
계열: 프루티 시프레
지속력: 4–6시간
한줄평: 검붉은 베리 시럽이 재스민 꽃잎 위로 천천히 흐르는, 대담하고 달콤한 현대적 플로럴
계절감: 초봄, 가을, 겨울
분위기: 강렬한, 대담한, 발랄한